독백

다시 오랜만에 남기는 기록

아는사람 2014. 1. 7. 22:00



이럴 시간은 분명히 없지만, 답답하고 또 힘들어서 잠시 남겨본다.


일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참 고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여전히 학교 다닐 때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친구, 혹은 동료와 함께라면 괜찮아 보이지만, 역시 혼자 남겨지면 막막하고 힘들다. 9월부터 일이 한참 힘들어져서, 지금껏 즉각적인 쾌락이랄까.. 그런 것에 자꾸 빠지게 되었다. 난데없이 클럽 같은 데도 가보고.. 물론 잘 맞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출장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이지만, 일할수록, 야근을 매일 같이 해도 좀처럼 끝나지 않은 일을 앞두고 답답할 때가 많다. 이런 시기를 군대 신병처럼 그저 후임이 들어올 때까지... 혹은 그와 비슷한 변화가 있을 때까지 무작정 버텨야 한다는 게 여전히 힘겹다. 누구나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어쩌면 이게 회사생활치고는 상대적으로 편한 무엇이겠지만..


내가 괜한 일로 투정을 부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정말 좀 힘들고.. 하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이 또한 다 배부른 소리에 가깝다는 자각도 들곤 한다.


책을 최근 연달아 몇 권 읽었는데, 산문을 읽는 즐거움 같은 게 있다. 에세이도 아니고, 문학도 아닌 그런 산문, 정보가 가득 담긴 글.. 너무 딱딱한 것은 물론 별로지만, 문학적인 무엇이 가미된 사회과학, 심리학 서적이라든지.. 이런 것으로 점점 취향이 옮겨가는 것 같다. 시집도 너무 심각하거나 전위적인 것은 싫고... 하지만 진부한 게 좋다기보다는 덜어낸 것, 미니멀리즘이 점점 잘 맞는 듯하다.


애인하고는 이제 헤어진 지도 어느덧 2달째 되어 가고.. 큰 감흥은 없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혼자가 될만한 힘은 누구에게도 없고, 물론 나에게도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고,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지만, 방향을 제대로 못 찾겠다. 


지금 소망은 지금보다 아주 약간만 돈을 더 받고, 아주 약간만 덜 일하면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주 약간만 덜 일한다고 해도 많이 바쁜 것이지만.. 그래도 숨 쉴 틈이라도 있었으면, 주말이라도 푹 쉴 수 있고 주중에 하루 이틀 정도만 야근하면 다 끝나는 업무량이면 더 바랄 것도 무엇도 없겠다.


헛것에 마음이 자꾸 쓰이는 듯도 하지만, 헛된 생을 살아가는 게 인간의 숙명 같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 같다. 이 정도면 나름대로 진지하게, 너무 성실하게 지내는 것도 같고. 그리운 것도, 무엇도 딱히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학생 때가 생각난다. 춥고, 어려울 때가 대부분이었던 시기였지만... 


글을 쓰고 싶은데. 무엇인가 마음먹고 쓰려 한다면 이제는 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 난다는 것은 진실 반 거짓 반이고 다만, 결정적인 계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것이 조금씩 쌓여 터지는 결정적 순간이건, 그야말로 순식간에 모든 것이 들이닥치는 순간이건... 지금으로선,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전자가 훨씬 더 가능성 있고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그리고 그랬으면 좋겠다. 서른을 기점으로 너무 오랜 기간을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이 생에 내가 기대는 몇 안 되는 바람이다. 나머지는 모르겠다. 잘 버틸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