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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랜만에 남기는 기록

이럴 시간은 분명히 없지만, 답답하고 또 힘들어서 잠시 남겨본다. 일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참 고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여전히 학교 다닐 때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친구, 혹은 동료와 함께라면 괜찮아 보이지만, 역시 혼자 남겨지면 막막하고 힘들다. 9월부터 일이 한참 힘들어져서, 지금껏 즉각적인 쾌락이랄까.. 그런 것에 자꾸 빠지게 되었다. 난데없이 클럽 같은 데도 가보고.. 물론 잘 맞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출장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이지만, 일할수록, 야근을 매일 같이 해도 좀처럼 끝나지 않은 일을 앞두고 답답할 때가 많다. 이런 시기를 군대 신병처럼 그저 후임이 들어올 때까지... 혹은 그와 비슷한 변화가 있을 때까지 무작정 버텨야 한다는 게 여전히 힘겹다. 누구나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독백 2014.01.07

거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공간이지만

혹은 그렇기에 짧게나마 기록을 남겨본다. 1. 우선 첫 직장을 얻고 다닌 지 어느덧 반년이 다 되어 간다. 여태껏 살면서 이렇게 오랜 기간 일한 적도 없고, 이만큼 소속감을 느껴본 적도 거의 없기에 스스로 조금 놀랍다. 그만큼 여러모로 신분이 불안정했던 학생 때와는 달리 확고한 직업이 있는 성인으로서 살아가는 느낌이기에 더욱 집중하며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서울에서 독립해서 지낸 첫 두어 달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주말마다 방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 옷을 사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갔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주말마다 꽤 외로웠고, 직장에서도 서서히 힘든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독립에 대해 100% 만족하던 시기는 그렇게 지나갔고, 여전히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힘겨운 시기를 겪으며 역시 다시 애정 ..

독백 2013.05.03

무키무키만만수

무키무키만만수 - 안드로메다 무키무키만만수 - 내가 고백을 하면 아마 놀랄거야 무키무키만만수 - 머리가 커서 무키무키만만수 - 7번 유형 무키무키만만수의 음반을 들었다.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 거야'가 가장 좋았는데 원곡이 산울림 곡이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아무튼 대체로 무척 좋았다. 한받 말고 또 실제로 공연을 보고 싶은 음악가가 생겼네. 이번 여름에는 꼭 한번 챙겨봐야겠다.

독백/음악 2012.06.15

2011년 최고의 영화

올해에는 영화를 많이 못 봤다. 그래서 최고의 영화를 꼽는 것도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올해 국내개봉작 중 가장 좋았던 10편을 순위대로 나열해보겠다. 1. 아메리칸 아메리칸 감독 안톤 코르빈 (2010 / 미국) 출연 조지 클루니 상세보기 조지 클루니의 화려한 액션이 담긴 스릴러물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겠지만, 배우 조지 클루니와 시네아스트 안톤 코르빈의 조합이 담긴 영화를 감상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이 영화의 리듬을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메리칸'이란 제목의 하이쿠 한 편을 영화로 감상하는 것 같았다. 아름다웠고, 황홀했고, 슬펐다. 올해 첫날 이 영화를 보면서 '이번 해에는 어떠한 영화를 보건 이 이상을 보기는..

독백/영화 2011.12.16

[유럽] 7월 28-29일 - 한국으로

7월 28일(목)-29일(금) -프랑크푸르트 공항, 홍콩 공항, 인천 공항 마지막 날, 아침부터 알람 시간을 잘못 맞춰놓아서 다른 룸메이트를 깨우는 등 실수가 잦았다. 기분 좋게 떠나는 길이었지만, 마음이 착잡했다. 새로운 관계 앞에서 늘 마찬가지로 행동하는 나를 지켜보고 있노라니 우울하기도 했다. 공항에 너무 일찍 온 탓에 티켓 발권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미리 온라인 체크인을 해놓은 상태여서 여러모로 여유는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 짐을 부치고, 공항 내에 있는 카페 같은 바에 들어갔다. 동전을 다 털어 큼지막한 맥주 한 잔을 시켰다. 정말 맛이 좋았지만, 기분은 여전히 우울했다. 더 우울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곳이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이용하기가 그리 쾌적한 공항이 아니었..

[유럽] 7월 27일 - 프랑크푸르트

7월 27일(수) -갤러리아 백화점, 프랑크푸르트 대성당, 뢰머 광장, 괴테 생가, 작센하우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프랑크푸르트만 온종일 둘러보기로 했다. 베를린에서도 보았던 서점. 아침 이른 시각이어서 이때는 열지 않은 상태였다. 나중에 가서 보니 4층 규모로 이루어진 공간이었고, 할인 서적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 규모나 수준은 상당했다. 거하게 '독일식' 아침 식사를 하려 했는데... 제대로 된 식당을 찾지 못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많던 카페에서 크루아상 두 개와 커피를 주문해서 아침을 해결했다. 맛은 좋은 편이었다. 숙소 로비. 아침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이날 돌아다닐 동선이나 택스 리펀드 같은 것에 대해 알아보았다. 와이파이가 되어서 좋았다. 베를린에도 있던 갤러리아 백화점. 프랑..

[유럽] 7월 26일 -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로

7월 26일(화) -베를린 중앙역,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는 4-5시간 정도 걸린다. 열차는 제법 자주 있는 편이다. 모닝커피 한 잔. 그동안 나름대로 오래 머물며 자주 드나들었던 베를린 중앙역을 통해 이 도시를 떠나려니 뭉클한 감정이 우러나왔다. 역시나 이날도 바게트 샌드위치를 하나 샀다. 맛은 두말할 것 없이 좋았다. 벡스도 한 병 마셨다. ICE는 유럽의 여러 열차 중에서도 상당히 쾌적한 편에 속하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나 승무원들이 다들 깔끔하고 친절하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기분 좋게 도착. 베를린 중앙역만큼은 아니었지만, 꽤 컸다.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근처에 숙소가 있었으므로, 중앙역에서 S반을 탔다. 지나가면서 본 풍경. 저 앞으로 보이는 마이닝거 호텔이 바로 내가..

[유럽] 7월 25일 - 베를린 (훔볼트 대학, 유대인 박물관)

7월 25일(월) -국회의사당, 브란덴부르크 문, 훔볼트 대학, 포츠담 광장, 유대인 박물관 베를린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일단 사진으로 다 찍지는 않았지만, 이날은 쇼핑을 많이 했다. 베를린을 떠나는 날이기도 했고, 또 여행 자체도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쇼핑을 해도 무리가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필름 코멘트'지는 유럽에서 발행되는 영화잡지가 아니다. 그러므로 유럽에서 산다고 해서 특별히 싸거나 별다른 이점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파리에서 보았던 우디 앨런의 신작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한 장면이 정말 근사하게 표지를 장식한 이 잡지를 그냥 지나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조금 비쌌음에도 그냥 샀다. 전날까지는 계속 U반을 타고 브란덴부르크 문까지 갔지만, 베를린에서 머무..

[유럽] 7월 24일 - 작센하우젠 (나치 수용소)

7월 24일(일) -작센하우젠 나치 수용소 및 박물관, 베를린 콜비츠 거리(광장) 전날 생각했던 대로 이날은 베를린 근교에 있는 작센하우젠에 갔다. 역에서 간식거리 삼아 빵을 하나 사 갔다. 유럽 빵집에서 파는 빵은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담백하고 설탕도 적게 들어가고... 하는 식의 말을 하도 들어서 정말 그런 줄 알았는데, 독일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우리나라 식빵처럼 담백한 빵은 담백했지만, 나머지 빵은 설탕 덩어리가 뭉쳐 있는 게 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달았다. 그만큼 맛있기도 했지만. 작센하우젠까지 가는 S반을 갈아타고자 프리드리히슈트라세 역으로 우선 갔다. 가는 길. 꽤 멀었다.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아마 역 이름이 작센하우젠 역이었을 것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표지판이 가는..

[유럽] 7월 23일 - 라이프치히

7월 23일(토) -매들러 파사주, 토마스 교회, 바흐 박물관 베를린 중앙역에서 라이프치히 행 열차를 탔다. 유럽에서 열차 1시간 거리는 무척 짧게 느껴졌다. 독일 초고속 열차 이체ICE. 내가 라이프치히까지 타고 간 열차도 이체였는데 바로 옆에 똑같은 이체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찍었다. 라이프치히 중앙역! 라이프치히 중앙역이 좋다는 얘길 꽤 들었기에 기대하고 갔는데 패스트푸드점만 많고 지하 쇼핑몰은 냉방도 잘 안 되어 있고... 그냥 그랬다. 베를린 중앙역의 최신식 시설에 익숙한 상태로 갔던 것이어서 더 실망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아무튼 도착하니 설렜다. 중앙역 밖으로 나왔다. 길을 건너니 이런 예쁘장한 곳이 나왔다. 삭막한 베를린 풍경에 익숙해져 있다가 이런 것을 보니 신기했다. 좋았다. 건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