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인터넷의 우울함

아는사람 2010. 7. 29. 22:25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을 때 집에서 홀로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정말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으면서도 계속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인터넷을 하게 되곤 한다. 오늘도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정말 인생이 끔찍하게 우울하게 여겨졌다. 

인류 문명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다양한 사람을 많이 알게 될 수는 있지만, 실제로 그들과 마주하는 시간은 줄어들게 되는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 땅에서 생존하게 될 인간은, 이것은 물론 지나친 단순화겠지만, 평생 그 누구와도 실제로 만나지 않고 지내다가 죽을지도 모른다. 생명의 탄생부터 수정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매우 당연한 일로 여겨질 수 있고, 그 이후의 양육도 로봇이 다 알아서 처리해주며, 교육은 화상통신으로, 섹스는 가상 체험 기기로... 이러한 식으로 진행되다 보면 결국 그 누구도 실제로 만날 '필요'는 없어지는 셈일 테니까. 실제로 누군가와 만나지 못했을 때 생기는 정신적인 결핍 같은 것에 대한 해결책 역시 그 무렵이면 고안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우울했다면 그것은 아마 그러한 식으로 타인과 연결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는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내 주관을 뚜렷이 펼치는 글을 쓰는 대신, 추측과 질문으로 가득 찬 생각 몇 가지에 시달리다가, 남의 생각을 주워담는 나날만 계속되고 있다. 우울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기쁜 순간도 꽤 많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관계라던가... 아직 나에게 버겁게, 근원적인 결핍처럼 다가오는 문제가 그 모든 순간을 압도하곤 한다. 

규칙적인 습관, 뚜렷한 목표 같은 것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러하다. 8월에는 조금 더 기운을 내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