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2011.6.30-7.29)

[유럽] 7월 2일 -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테이트 모던)

아는사람 2011. 7. 31. 14:59


7월 2일(토)
-웨스트민스터 사원, 테이트 모던, 세인트 폴 대성당, 옥스포드 거리, 야경

첫째 날 어느 곳보다도 먼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갔던 것은 그곳에 가장 가고 싶어서였기도 했지만, 또한 여행 물품을 거래하기로 약속한 장소가 바로 웨스트민스터 역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국제학생증을 가지고 가지 않았던 관계로 정작 사원 안에는 들어가 보질 못했기에, 둘째 날에는 국제학생증을 잘 챙겨서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했다.

 


위 사진을 찍었을 때가 아마 오전 9시 정도였을 것이다. 하여간 입장 시간 30분 전쯤에 도착했는데도 줄이 제법 긴 편이었다. 하지만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입장을 시작하자마자 기다리던 거의 전원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학생증으로 할인을 받기는 했다만 여전히 비싸긴 비쌌다. 하지만 비싼 값을 했다. 오디오 가이드도 무료로 제공해주고, 사원 안의 안내 직원들도 한없이 친절하고... 무엇보다도 안에 볼거리가 무척 풍성하고 다양하고 아름답고 좋았다.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찍은 사진은 없다. 영국 역사나 종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가볼 것을 권하고 싶다. 



다 보고 출구 앞에서 찍은 사진. 관광객이 제법 많았다.



사진 하나에 모두 담기가 어려울 정도로 높았다.



출구 바로 옆에 있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기념품 가게. :) 물건이 꽤 다양한 편이었지만, 아무것도 사지는 않았다.



애비 샵... 하니 애비 로드가 생각났다.



올해 이곳에서 결혼한 윌리엄&케이트 왕실 부부와 관련된 기념품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웰컴 투 웨스트민스트 애비.



왼쪽에 사람이 몰려 있는 부분이 바로 입장하는 부분이다. 출구 쪽에서 돌아서 입구 쪽으로 향하다 보니 이렇듯 멋진 측면이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사원 밖으로 나와 발견한 또 다른 동상. 아브라함 링컨이다. :) 영국에는 미국 대통령과 관련된 기념물이 몇 개 있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에도 미국 대통령의 기념비 같은 게 하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향한 곳은 바로 테이트 모던!



기대가 꽤 컸음에도 실제로 가서 둘러보니 무척 좋았다. 여태껏 내가 별다른 의식없이 방문한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을 통째로 밀어낼 정도로 강렬하고 뼛속들이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다.




상설 전시관은 총 네 곳이었고, 각각 한 시간씩 무료 가이드 투어를 매일 제공하고 있었다. 나도 마침 시간이 맞아 12시에 있던 Material Gestures 관 가이드 투어에 참여했다.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말 그대로 현대 미술사에 정통한 가이드가 매우 정확하고 유려한 언어로 여러 그림을 유기적으로 엮어내 설명해주는데... 듣고 있자면 그냥 스스로 미술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교양을 필요로 하는 일인지 실감하게 된다. 



어느 전시관에 가건 그저 황홀했다. 얼핏 보면 사람이 많아 보이지만, 전시관 내부 자체는 사람이 그리 붐비지도 않았다.



Energy and Process관.

 


중간 복도.



States of Flux.



마지막으로 둘러본 전시관은 말 그대로 '훑고' 나온 것임에도 한 4시간 정도가 훌쩍 지나가 있었다. 런던에 다시 간다면 테이트 모던에 가장 먼저 방문하게 될 것 같다.

 


내가 갔을 때에는 후안 미로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상설전은 무료이지만, 특별전은 따로 돈을 내야 볼 수 있다.



테이트 모던.



화력 발전소 건물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이 깔끔하고 세련되고 멋있는데, 가만히 보면 발전소 건물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에 더욱 멋진 공간이다.








테이트 모던은 기념품만 더욱 독창적으로 개발한다면 나무랄 것이 없는 공간이었다. 심지어 와이파이까지 잘 잡혔다.



테이트 모던 외관 사진(화력발전소의 위엄.jpg).




테이트 모던 앞에 있는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너면 바로 세인트 폴 대성당이 나온다. 밀레니엄 브리지는 차는 다닐 수 없고 걸어서만 건널 수 있는 그리 크지 않은 다리인데, 뭔가 그리 튼튼한 구조물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실제로도 처음 완공하고 나서 사람들이 건너갔을 때 다리가 흔들려서 다시금 공사한 것이라고 하는데... 하여간 보기에 재밌긴 했지만 믿음직하지는 않았다. ㅎㅎ



세인트 폴 대성당은 일요일에 미사가 있을 때 제대로 볼 예정이었기에 대충 겉만 둘러보고 왔다.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사람이 무척 많이 몰려 있었다.



그리고 옥스포드 거리에 갔다. 런던의 온갖 명품과 주요 상점이 몰려 있는 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인데, 그 한가운데 애플 스토어가 있었다. 



애플 스토어 건물만 이렇게 멋진 게 아니라 원래 이 거리 건물 자체가 다 이렇다. 애플 스토어는 뭐 세계 어딜 가건 다 비슷한 것 같더라. 별 감흥은 없었다. 



애플 스토어.



그리고 숙소에 들어가서 쉬다가 야경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다시 나오니 도저히 피곤해서 제대로 뭘 찍을 겨를이 없었다. 그냥 인증샷처럼 대충 빅벤 주변을 몇 장 찍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런던도 그랬지만, 여름에 유럽은 보통 해가 오후 10시는 되어아 지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제대로 야경을 보려면 최소한 11시 정도까지는 기다려야 하는데... 오전 일찍 보통 움직이기 시작한 나로서는 소화해내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이번 여행의 얼마 안 되는 야경 사진인데 너무 대충 막 찍었다.. ㅎㅎ



야경이고 뭐고 피곤했음.

파리 민박에서 만난 한 친구가 자신은 야경의 메리트가 뭔지 모르겠다며 굳이 그걸 보려고 기다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는데... 나도 어느 정도 동감한다. 밤이 되면 물론 아름답지만, 대중교통으로 낯선 곳을 이동하며 오로지 야경만을 목적으로 돌아다니기에 밤은 너무 춥고 무섭다. 그러니까 야경은 밤에 볼일이 있을 때 곁들여 보기에 아름다운 것이지,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할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게 내 생각.

이렇게 둘째 날이 끝났다. 호스텔 생활도 이제 얼추 적응되었고, 런던에서 버스 타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측면이 컸다. 그리고 이 다음날부터 감기 기운이 심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