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픽사 애니메이션 [업]이 내일 개봉한다. 보고 싶다.
2. 팀 버튼의 [배트맨 리턴즈]를 보았다. [배트맨]을 워낙 실망스럽게 보았던 터라 조금 불안했지만, 무엇보다도 특수효과가 전편보다 훨씬 세련되어서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다; 불과 3년 정도 기간을 사이에 두고 제작된 것인데 왜 그렇게 기술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배트맨 영화 중 이 영화를 최고로 평가하는 몇몇 블로거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러나 이것보다는 [다크 나이트]가 더 마음에 들었고, 그보다는 [배트맨 비긴즈]가 더 좋았다. 그러나 [배트맨 리턴즈]가 가장 훌륭한 배트맨 영화라고 생각되기는 했다. 아,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묻지 말라, 나도 잘 모르겠다... ("헛소리야아아아아" 하는 메아리.)
3. [세크리터리]도 보았다. 사디즘과 마조히즘으로 이렇듯 서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영화의 유머 코드는 다소 돌출되는 느낌이 있어서 차라리 끝까지 정극으로 나아갔다면 더욱 근사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영화 자체는 즐겁게 보았다. 매기 질렌홀은 듣던 대로 이 영화 속에서 눈부실 따름.
4. 척추와 골반이 계속 틀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집에서 하는 간단한 운동만으로는 어림도 없는 것 같다. 집 근처에 다닐 수 있을 만한 헬스클럽이 없어서 속만 태우고 있다.
4-1. 이게 다 운동부족 탓이기도 하지만 바르지 못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던 탓이기도 해서, 요즘에는 앉아 있는 일이 무척 부담된다. 하지만 집에서 하는 일 대부분이 앉아서 하는 것이지 않나! 나는 집 밖으로 좀처럼 나가지 않으므로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바르게 앉아 있으면 괜찮다고는 하는데, 앉아 있다 보면 바르게만 앉아 있는 게 무척 힘든 일임을 실감하기도 전에 자세가 어느새 불량해지기 일쑤다.
5. 밖으로 자주 나가지 못하는 것은 나의 소심한 성향과 관련되어 있고, 나의 소심한 성향은 나를 가장 괴롭게 하는 문제 중 하나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대화를 나눌 때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아버지의 태도에 꽤 심한 상처를 받았고, 그러한 비슷한 경험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어떻게든 타인에게 내가 겪은 것과 같은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 것 같다. 결국 나는 끝없이 자신을 가두어두고, 묶어두게 되었다. 그동안 그 고리에서 벗어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큰 틀에서 보면 늘 같은 자리만 맴돌았던 것 같다. 해결책은 분명하다. 이렇듯 묶어두더라도 상처는 어떠한 식으로건 생겨나기에, 차라리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선에서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게 더 바람직하고, 그러한 측면에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건강을 위한 필수 덕목이다. 다 알지만, 쉽사리 그 일을 실천으로 옮기기가 힘들다.
6. 다음 주에는 복학 신청을 해야 하고, 다음다음 주에는 수강 신청을 해야 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여서 상당히 불안했는데, 학교 홈페이지에 몇 번 들락거리니 대충은 감이 잡혔다. 그래도 여전히 자세한 부분까지는 잘 모르겠다. 복학신청을 하러 갈 때 학과 사무실에 들러서 이것저것 물어보아야 할 텐데... 내 주변머리로('소심한 성향'으로) 제대로 뭘 물어볼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7. 번호이동을 하느라 부득이하게 기존 통화연결음이 삭제되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다 보니 2NE1의 'I don't care'를 새로운 통화연결음으로 지정하게 되었다. 정말 나랑 어울리지 않는 곡이라는 생각만 드는데... 그래도 일단 한 달 정도는 그냥 써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