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갑작스레 독서량이 늘어났던 저는 초보 독서가답게 독서 예절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건 제 책이건 관계없이 모서리 부분을 접어서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시하던 일이었죠. 그 당시에는 그런 행위가 책을 손상케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또 설령 그렇다고 해도 그게 뭐가 대수냐는 식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활동하고 있던 도서부에 함께 소속되어 있던 친구가 그러한 제 버릇의 유해함을 지적해준 게 일종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곰곰이 생각해보니 과연 제 행동은 편리하다는 맥락에서만 좋은 일이더군요. 공공 도서관의 서적이나 다른 사람의 책 같은 경우 그런 행위는 예의에 어긋나는 일일 뿐더러 자기 자신이 소유한 책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다루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