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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

시사만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물건이 보이곤 한다. 그리고... 정치를 주제로 한 얘기는 웬만해서는 하고 싶지가 않다. 그 누구와 얘기를 하더라도 의견 일치가 잘 안 되기 때문이고, 의견 일치가 안 되더라도 별문제가 없는 다른 여러 대화 소재와는 달리 유독 이 분야에서만큼은 첨예한 갈등과 대립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갈등은 또한 지극히 소모적이기 일쑤이다. 상대방의 견해를 수용하거나 내 견해를 합리적으로 전달하는 대신, 애당초 결코 합의점에 다다를 수 없는 논제였다는 듯이 편을 가른 채 자신의 아집에만 더욱 빠져들곤 하는 게 다반사 아니던가. 그럼에도, 답답해서 얘기를 꺼내고 싶을 때가 있다. 가령 아버지가 '중도'의 가치를 내세우며 "넌 무조건 한나..

독백 2010.06.02

Vesti La Giubba

쥬세페 디 스테파노. 음색이 부드럽다. 유시 비욜링. 팔리아초 전문 성악가st. 마리오 란차. [첫사랑For The First Time]이란 영화 속 장면이라고 한다. 분장이 예사롭지 않다. 마리오 델 모나코. 젊은 시절의 날카로움. 존 빅커스. 캐나다 성악가라고 한다. 영어 자막이 있는 버전. 엔리코 카루소. 1907년 녹음. 리마스터링 음원인 듯? 플라시도 도밍고. 최상의 컨디션은 아닌 듯. 전율적인 루치아노 파바로티. 「Vesti La Guibba」는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에 나오는 아리아이다. 흔히 「의상을 입어라」로 번역되곤 하지만, '의상'에 해당하는 단어인 Guibba는 엄밀히 말하면 의상 전체를 지칭한다기보다는 '광대 옷'을 가리키는 것이라 한다. 이번 학기에 듣는 [오페라의 이해]란 교..

독백/음악 2010.06.02

20100528

1. 피판홀릭 3만 원권 카드를 샀다. 올해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가볼 생각. 2. "It is easiest confidently to seduce those we are least attracted to." 알랭 드 보통의 트위터에 위와 같은 글귀가 올라왔다. 그것이 정말 그렇게까지 쉽진 않을지라도, 진정으로 자신이 매혹된 상대를 유혹하는 일보다는 확실히 '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 쉬운 만큼 그 열매는 씁쓸하기 마련이고. 나는 정말 단 한 번도 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유혹이 중요한 것인가? 물론이다. 유혹 이후의 관계 형성, 진정한 인간적인 유대감을 유지해나가는 것만큼이나 이것은 굉장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도대체 진정성이 무엇인가? 3. 정..

20100521

1. 2. 『카프카와의 대화』에서 발견한 사랑에 관한 말들. "(중략) 그녀는 당신의 여자 친구에요. 당신은 매혹되어 있어야만 해요. 사랑에서는 모든 마술에서처럼 모든 것이 단 한 마디 말에 달려 있어요. '어떤' 여자라는 맴우 광범위하고 막연한 명칭은 명확하게 제한된 '그' 여자라는 명칭에게 길을 비켜주어야만 해요. 유(類)개념이 운명의 힘이 되어야 해요. 그러면 모든 것이 순조로워지죠." -구스타프 야누흐, 『카프카와의 대화』, 문학과지성사, 2007, p.402 "사랑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아주 간단한 거예요. 사랑은 우리의 삶을 드높이고, 확장하고, 풍부하게 하는 모든 거예요. 지극히 높은 곳까지 그리고 지극히 깊은 곳까지. 사랑은 차량처럼 문제가 없는 거예요. 문제가 되는 것은 오직 운전자이며 ..

자크 타티에 관한 글을 쓸 예정임.

퍼레이드 감독 자크 타티 (1973 / 프랑스, 스웨덴) 출연 자크 타티, 칼 코스메이어, 피에르 브라마, 미쉘 브라보 상세보기 트래픽 감독 자크 타티 (1971 / 이탈리아, 프랑스) 출연 자크 타티, 마르셀 프라발, 오노레 보스텔, 프랑수아 메종그로세 상세보기 플레이타임 감독 자크 타티 (1967 / 프랑스, 이탈리아) 출연 리타 메이든, 자크 타티, 바바라 데넥, 라인하르트 콜데호프 상세보기 나의 아저씨 감독 자크 타티 (1958 / 이탈리아, 프랑스) 출연 자크 타티, 장 피에르 졸라, 아드리안느 세르반티, 루시엥 프레지스 상세보기 윌로씨의 휴가 감독 자크 타티 (1953 / 프랑스) 출연 자크 타티, 나탈리 파스카우드, 미쉐린 롤라, 발렌틴 카막스 상세보기 축제일 감독 자크 타티 (1949 / ..

말러 작품 몇 개

말러에 관한 글을 쓰고자 한다. 잊지 않고자 그의 작품 몇 개를 올려놓는다. 1. 최근 개봉한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에 나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말러의 피아노 사중주 곡. 2. 교향곡 6번의 마지막 악장. 나는 정말 그의 6번이 미칠 정도로 좋다. 3. 교향곡 9번의 마지막 악장. 정명훈 지휘. 예술이 인생을 구원합니다. 비탄에 잠겨 있는 예술만큼 희망찬 것은 없지요.

독백/음악 2010.04.11

20100411

얼마 전에 친구랑 통화하면서 나눈 얘기가 계속 머릿속에 떠오른다. 남들은 다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일 같은데, 그 일 때문에 힘들어하는 자기 자신을 보면 힘든 내색조차 하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자신을 힐난하기 쉽다고. 나의 낙관은 오 헨리의 잎사귀와도 같다. 빳빳한 종이로 잎사귀를 그리고, 그것을 나무에 붙여놓고는, 그 사실을 스스로 망각하고, 애써 믿어야만 한다.

독백 2010.04.11

20100318

1. 때로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괴로울 수도 있다. 2. 최근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감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팀 버튼 (2010 / 미국) 출연 조니 뎁, 미아 와시코우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크리스핀 글로버 상세보기 나쁘지 않았다. 엄밀한 미학적 기준을 들이대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라는 심오하고 장난기 가득한 동화가 본래 지니는 복합성에 견주어 이 영화를 평가하자면 당연히 형편없는 점수를 줄 수밖에 없겠지만, 그냥 단순히 웃고 즐기기에는 그리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때로는 이렇게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인 디 에어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2009 / 미국) 출연 조..

독백 201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