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39

[밤과 낮]

밤과 낮 감독 홍상수 (2008 / 한국) 출연 김영호, 박은혜, 황수정, 기주봉 상세보기 며칠 전 한국영상자료원에 가서 이 영화 [밤과 낮]을 보았다. 이로써 홍상수의 전작을, 단편 [첩첩산중]을 제외하고, 다 본 셈이다. 나의 베스트를 꼽아보자면, [오! 수정],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바로 이 영화 [밤과 낮]이 되겠다. 이 영화는 속죄의 드라마도 아니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남성의 징글징글한 욕망만을 다룬 영화도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무엇인가 다른 것으로 생각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히 홍상수는 여러 면에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가 예술영화를 찍는 감독이어서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이야기에 당당한 사람이어서(그런 것 ..

독백/영화 2010.01.27

20091129

1 지난 금요일 서울아트시네마에 가서 본 [사랑의 찬가Les Chansons D'Amour]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였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8명의 여인들8 Femmes]을 워낙 좋게 보았던 터라 '프랑스 뮤지컬 영화' 전반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이성애, 동성애, 쓰리섬 등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무척 자유로운(프랑스적인) 방식을 통해 구현되지만, 그리고 그토록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지만, 딱 그뿐이었다. 연인의 죽음은 충격적이었으나, 그 죽음을 대하는 방식은 상투적이고 또 너무 밋밋했다. 사랑의 노래라면 그보다 더 애절하거나 더 황홀해야만 하지 않을까. 차라리 [물랑 루즈Moulin Rouge]의 통속적인 비극과 광란의 음악이 훨씬 낫다고 나는 생각한..

독백 2009.11.29

근황, 여러 가지

근황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여러 가지 3주 전이었나, 감기에 걸렸을 때 코를 하도 풀어서 코 오른쪽 부분이 헐었다. 여러 차례 딱지가 앉았다 떨어졌다. 그런데도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치유해내기에는 벅찬 상처인 모양이다. 오늘 피부과에 갈 생각이다. 합평수업을 몇 번 듣고 나니 문제는 내가 쓰는 글 자체에 있다기보다도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러한 지적을 콕 집어서 해주신 교수님도 있었다. 내가 최근 절실하게 고민하고 해결하려 노력한 문제 역시 어떻게 써야 하는가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있었으므로, 그러한 지적은 합당하게 다가왔지만, 우울하기는 했고, 그 우울한 기분은 적어도 그 하루만큼은 쉽게 떨쳐내기가 힘들었다. 중간고사 기간을 맞이해서 시..

낙서

1. 어제,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초등학교 동창 여자아이를 만나서 함께 식사도 하고 카페에도 갔다. 그 아이는 자신에겐 여자친구보다는 남자친구가 더 많다고 했다. 이해가 갔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메리와도 같은 아이, 아주 빼어나게 예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마음이 끌리는 아이였다. 그 아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니 조금 우울해졌다. 그 아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그 아이는 누구나 좋아할 것 같아서 그랬다. 그런 것으로 우울해하는 게 조금 이상한 것일까? 아무튼 그러한 만남 뒤에 집에 돌아와서, 말러 6번을 들으며 조금 감상적인 기분에 잠겼다. 2. 부산국제영화제에 동행할 사람을 찾는 글을 학과 싸이클럽에 올렸다. '이번에 1학년으로 복학한 06학번 XXX라고 합니다. 많은 분과 제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