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140

음악일기

1 계속 과거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안 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2 나의 진심은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3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0 오랜만에 싸이월드를 탈퇴했다. 이제 새로운 삶을 살기로 했다. 벌써 한 백만 번째 하는 '오래된 생각'이다.

독백/음악 2009.05.31

추모, 독백

1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을 써서 이곳에 올렸다가, 고쳤다가, 지웠다. 말은 침묵에 붙은 불필요한 얼룩이라 했다던 베케트의 명제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는 않지만, 가끔 온몸으로 그 명제를 체험할 때가 있다. 위선과 타협의 함정에 빠진 채, 진정 관심을 기울였던 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 것 같아 괴로웠고 부끄러웠다. 2 추모의 글을 대신하여.

독백 2009.05.26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 다녀오다

(5월을 맞이해서, 광주 거리에는 이렇듯 5·18 민주항쟁과 관련된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1. 5월 13일, 별 계획 없이 광주로 떠났습니다. 별 계획이 없었던 만큼 무계획적으로 돌아다녔습니다만, 어떻게든 두 곳은 꼭 들러보자는 마음은 먹은 채 돌아다녔죠. 한 곳은 광주고 앞 헌책방 거리였고, 다른 한 곳은 바로 국립 5·18 민주묘지였습니다. 원래는 5월 18일에 국립 5·18 묘지에 다녀오면 좋으리란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날이 날인지라 워낙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미리 다녀왔습니다. 헌책방 간판이 아닌 다른 것을 찍으려 카메라를 사용한 것은 꽤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전시물을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라서, 사진다운 사진은 찾아보기 힘들지만요. 어수룩한 부분, 모자란 부분이 있더라도 그냥 너..

감기, 독백

1 심한 감기에 걸렸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말도 제대로 못 한다. 비로소 마음상태에 걸맞은 몸상태가 된 것 같다. 2 최근에는 영화를 꽤 많이 보았다. 볼수록 역시 나는 영화광이 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몇몇 영화는 정말 좋았다. 아래는 그 몇몇 영화를 포함한 여러 영화. 파이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1998 / 미국) 출연 파멜라 하트, 크리스 존슨, 스티븐 펄먼, 마크 마골리스 상세보기 컬러영화의 시대에 흑백영화로 데뷔한 감독이 몇 명 있는 것으로 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데뷔작 역시 흑백영화다. 그것도 무척 인상적인. 롱테이크 대신 빠른 화면전환을 즐겨 쓰는 감독의 작품답게, 어찌 보면 잔잔한 수학자의 고뇌를 무척이나 격렬한 영상으로 담아냈다. MTV가 영화에 끼친 ..

독백 2009.04.26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Vicky Christina Barcelona, 2008)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감독 우디 앨런 (2009 / 스페인, 미국) 출연 스칼렛 요한슨,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 레베카 홀 상세보기 우리 앨런 감독이 더 일찍 미국을 벗어났더라면, 더 일찍 영어권 국가를 벗어나 다른 도시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더라면 정말 대단했으리라는 감상이 들었을 정도로, 그가 담아낸 바르셀로나의 풍경은 매혹적이었습니다. 실제로도 바르셀로나는 무척 아름다운 도시겠지만, 우디 앨런 식으로, 즉 예술(호안 미로의 미술작품과 가우디의 건축물)과 낭만(정원의 기타리스트, 등대가 있는 해안로를 거니는 연인)으로 그려낸 도시의 모습은 특히나 더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자비에 아귀레사로브의 근사한 촬영 덕분에 그렇게 다가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음악도 좋았습니다. 우디 앨런이 자신..

독백/영화 2009.04.22

In Bruges, 2008

킬러들의 도시 감독 마틴 맥도나 (2008 / 벨기에, 영국) 출연 콜린 패럴, 브렌든 글리슨, 랄프 파인즈, 클레멘스 포시 상세보기 1 (이하 )는 벨기에 브뤼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킬러들이 주요인물로 나오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킬러들의 도시'라는 제목을 뽑아내다니 참.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다면, 아니 애당초 흥행에 성공할 수 없는 영화를 흥행물로 포장했다가 큰코다친다면, 저러한 제목으로 를 무슨 코믹 스펙터클 액션 영화처럼 선전한 데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마틴 맥도나Martin McDonagh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이 영화 말고는 다른 작품을 찾아볼 수 없더군요. 아마 이 작품이 데뷔작인 모양입니다. 는 데뷔작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데뷔작다운 신선함과 미숙..

독백/영화 2009.03.12

글렌 굴드가 지휘한 말러 2번 영상물

Urlicht O Röschen roth, Der Mensch liegt in gröster Noth, Der Mensch liegt in gröster Pein, Je lieber mögt Ich im Himmel seyn. Da kam ich auf einen breiten Weg, Da kam ein Engellein und wollt mich abweisen, Ach nein ich ließ mich nicht abweisen. Ich bin von Gott, Ich will wieder zu Gott, Der liebe Gott wird mir ein Lichtchen geben, Wird leuchten mir bis in das ewig selig Leben. 원광原光 오 붉은 장미여 인간은..

독백/음악 2009.02.04

애니 홀(Annie Hall, 1977) : 우디 앨런의 픽션

애니 홀 감독 우디 앨런 (1977 / 미국) 출연 우디 앨런, 토니 로버츠, 다이앤 키튼, 크리스토퍼 월켄 상세보기 우디 앨런 : 뉴요커의 페이소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로버트 E. 카프시스 (마음산책, 2008년) 상세보기 저는 [마음산책]에서 발간된 영화관련서적을 좋아합니다. 『박찬욱의 몽타주 오마주 세트』, 김영하의 『굴비낚시』, 김지운 감독의 『숏컷』, 짐 자무시 감독의 인터뷰집 『짐 자무시』등 제가 읽어본 책만으로 유추해보자면, 유쾌하고 쿨하고 또 모방심리를 조장한다는 공통분모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산책]은 사실 영화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예술, 문학, 인문학)에서도 양질의 책을 여럿 선보인 출판사입니다. 예전에 무척 인상 깊게 읽었던 박영택의 『예술가로 산다는 것』도 이 출..

독백/영화 2009.01.13

2008년 크리스마스 카드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크리스마스에 나홀로집에 앉아 영화 [나홀로집에]를 보는 일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나홀로집에 있는 것도 그럭저럭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영화 나홀로집에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곱씹어도 봐줄만하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죠. 사랑스러운 케빈과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그냥 단지 외롭기만 한 것이라면, 굳이 불평할만큼 끔찍한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네요. 명동거리나 강남역 혹은 청계천 같은 곳에서 소중한 누군가와 손을 잡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지 못하는 처지에 대한 변명이겠지만, 사실 인간은 원래 누구나 다 홀로 존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젊을 때 고생 사서 한다는 말이 있듯이, 젊을 때 외로움은 사서 할 만큼 소중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겪어볼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