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기타 등등

20100115

아는사람 2010. 1. 15. 23:19


1
시립도서관에서 직장체험 연수를 시작한 지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 내가 예상했던 일은 도서정리 같은 것이었는데 종합자료실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위층에 따로 있는 사무실에서만 근무한다. 도서관 사무실은 다른 관공서 사무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물론 다른 관공서 사무실이 어떠한지 잘은 모르므로 이것은 극히 주관적인 감상이겠지만... 아무튼 요점은 제대로 하는 일 없이 잉여인력으로 지낸다는 것. :)

2
2월 초에 원래 일본으로 여행을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일본에 있는 친척 형이 예상과는 다르게 취직 준비로 바쁜 것 같아서, 비록 그 형은 괜찮다고 하지만 그냥 가지 않을 생각이다.

3
대신 영화를 최대한 많이 보려고 한다. 도서관 직장체험은 2월 5일이면 다 끝나고, 며칠 전 시작한 '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프로그램에는 정말 괜찮은 고전 작품이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2월 6일 홍상수 감독의 시네토크가 예정된 칼 드레이어 감독의 [오데트Ordet]를 보고 싶은데 어찌 될지는 잘 모르겠다.

4
복수전공을 할 만한 과가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는 중이다. 일단 지금까지 알아본 바로는 연극영화학부 영화전공, 독어독문학과, 문헌정보학과 정도가 괜찮을 것 같다. 문헌정보학과는 졸업할 때 정 2급 사서 자격증이 나온다고 해서 더욱 해보고 싶고, 독어독문학과를 선택한다면 조금 고되기야 하겠지만 나중에 독일로 유학을 가고자 할 때 훌륭한 밑바탕이 될 것 같다. 영화전공은 재밌을 것 같긴 한데, 영화 쪽 일을 직업으로 택해야겠다는 최종적인 결정 같은 것은 학부 졸업 이후에 해도 늦을 것 같지 않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별도로 영상원 전문사 과정을 이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테니 굳이 학부 과정부터 영화를 전공으로 할 필요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밖에 다른 과도 고려해보는 중이고, 어쩌면 그냥 전공심화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5
'문장문체실습' 강의를 '인생실습'처럼 하셨던 O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무엇을 하든 자기 밥벌이는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씀하시곤 했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현실 앞에서는 또 그러한 생각을 유지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이러한 것이 타협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그리 '예술적인' 인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의식을 더욱 객관적으로 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점점 더 '어른'이 되어가는 탓인지……. 정답은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로는 정말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