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희의 영화] 옥희의 영화 감독 홍상수 (2010 / 한국) 출연 이선균,정유미,문성근 상세보기 홍상수의 열한 번째 영화. 영화를 보기 전 씨네21에서 정한석 평론가의 글을 읽었고, 영화를 보고 난 후 같은 지면에 실린 남다은 평론가의 글을 읽었다. 그리고 내가 이 영화에 덧붙일 말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 그래도 조금 덧붙여보자면, 아... 역시 덧붙이지 않는 편이 낫겠다. 별점 : ★★★★★ (10/10) 독백/영화 2010.10.11
[엉클 분미] 엉클 분미 감독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2010 / 독일,스페인,프랑스,영국,네덜란드,태국) 출연 삭다 카에부아디,젠지라 퐁파스 상세보기 말 그대로 환상적인, 압도적인 체험이었다. [엉클 분미]는 그 어느 35mm 필름보다 기이하고 절대적인 영상으로, 극도로 긴장된 음향으로 말을 잃게 하는, 진정한 영화적 차원이 무엇인지 가늠하게 하는 영화, 진정 영화적이면서 영화를 뛰어넘는 영화로 다가왔다. 태국의 문화와 풍습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 영화에 대해 정교한 비평을 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러한 부분에 대해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무지하기 때문에 감히 어떠한 말을 꺼내기가 망설여진다. 그럼에도 무엇인가 말을 남기고 싶은 욕망을 부정하기 어렵게끔 하는 영화, 그것이 바로 아피찻퐁 위라세타.. 독백/영화 2010.10.09
[Irreversible] 돌이킬 수 없는 감독 가스파 노에 (2002 / 프랑스) 출연 모니카 벨루치,뱅상 카셀 상세보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떠한 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어떠한 영화는 짓이겨놓는다. 단순히 그 소재가 잔혹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한계 지점까지 나아가기 때문이며, 관객으로 하여금 방관할 수 없도록 미학적 방법론을 압도적인 수준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 부류 중 어느 쪽이 더 훌륭한지 가려내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애당초 여기에는 분류만 있을 뿐, 가치의 척도가 개입할 여지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중 어떠한 것이 더 논쟁적인지 묻는다면, 별다른 망설임 없이, 짓이겨놓는 쪽이 움직이는 쪽보다 더 그러하다고 말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보았을 때, [돌이킬 .. 독백/영화 2010.09.21
[Do It Again] 두 잇 어게인 감독 로버트 패튼-스프륄 (2010 / 미국) 출연 상세보기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본 영화. 꽤 즐거운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비틀즈, 롤링 스톤즈, 더 후 등과 함께 브리티시 인베이션을 이끌었던 영국 밴드였으나 오늘날에는 그 명성이 예전 같지 않은 킹크스The Kinks의 재결합을 도모하는 한 중년 신문 기자의 고군분투기.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함을, 재치 있고 따스한 과정으로 보여주는 기록이다. 킹크스의 팬으로 인터뷰에 응한 스팅과 주이 드샤넬 등등은 직접 노래를 부르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한다. 킹크스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음에도 매우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음악 역시 그만큼 좋았다. (킹크스.) (킹크스. 레이 데이비스와 데이브 데이비스 형제가 주축이 되었던 이 밴드는 불화가 .. 독백/영화 2010.07.23
별점 평가 [마터스] 리뷰를 올리고 나서, 그동안 써온 영화 리뷰에 별점을 추가했다. 그냥 그러고 싶기도 했고, 온라인에 올리는 장문의 글에는 '요약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별점 평가를 한 기념으로, 최근 본 영화의 별점도 한번 올려보겠다. 대부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1972 / 미국) 출연 말론 브랜도,알 파치노 상세보기 두말할 필요가 없다. ★★★★★ (10/10) 대부 2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1974 / 미국) 출연 알 파치노,로버트 듀발,다이앤 키튼,로버트 드 니로 상세보기 알 파치노도 대단한 배우이기는 하지만, 말론 브란도의 공백을 온전히 채우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 (8/10) 아이 스탠드 얼론 감독 가스파 노에 (1998 / 프랑스) 출연 필립 나옹 상세보기 외롭고 늙은 사.. 독백/영화 2010.07.16
[Martyrs]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감독 파스칼 로지에 (2008 / 프랑스,캐나다) 출연 모르자나 아나위,밀레느 잠파노이,카테린 베갱 상세보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터스Martyrs]는 처음부터 끝까지 피로 얼룩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잔인한 영화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을 난도질하며 장르적 쾌감만을 추구하는 고어물은 아니다. 그것은 우선 제목으로 쓰인 심상치 않은 단어에서도 짐작해볼 수 있는 바이다. '마터martyr'란 '목격자'란 의미의 어원을 지닌 단어로, 순교자를 뜻한다. 즉, 마터의 복수격이자 영화 제목인 마터스martyrs는 '순교자들'을 의미한다. 이를 고려해보면 스크린을 흥건히 적시는 피는 영화적 유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순교자 혹은 순교자와 연관이 있는 누군가에 대한 가장 즉물적.. 독백/영화 2010.07.16
[The Ghost Writer] 유령작가 감독 로만 폴란스키 (2010 / 프랑스, 독일, 영국) 출연 이완 맥그리거, 피어스 브로스넌, 킴 캐트롤, 올리비아 윌리엄스 상세보기 (루스 랭 역을 맡은 올리비아 윌리엄스) (세 명의 인물. 비서, 아내, 그리고 '남자') (유령 작가, 이완 맥그리거) 로만 폴란스키의 [유령 작가The Ghost Writer]는 감독의 손길이 잘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다. 그보다는 배우들, 원작 소설의 아우라가 더욱 확실히 감지된다. 어쩌면 이러한 것이 폴란스키 연출의 특징일지도 모르겠다. 감독이란 직업이 전체적인 조화, 개별 요소의 최적화를 이끌어내는 것임을 참작한다면, 늘 그랬듯 이 작품에서도 폴란스키가 매우 훌륭한 작업을 수행해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국내로 수입되는 외국 영화 중에는 엉뚱하.. 독백/영화 2010.06.14
[Das Weisse Band] 화이트 리본 감독 미카엘 하네케 (2009 /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출연 마리사 그로왈트, 야니아 파우츠, 미카엘 크란츠 상세보기 [하얀 리본Das Weisse Band]이란 영화제목을 처음 듣고 내가 떠올렸던 것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출신 지역이었다. 그는 독일 출신이고, 엄밀히 말하면 독일어권 국가인 오스트리아 출신(거기에서 주로 교육받고 자라난) 감독이다. 그렇다면 [하얀 리본]의 배경은? 이 역시 독일어권 국가인 독일이다. 즉, [하얀 리본]은 1900년대 초 독일의 한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담은 영화인 것이다. 이러한 상관관계 속에서 나는 자연스레 세계 1차대전을 염두에 두게 되었다. 아니,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영화를 보기 전에 나는 충분한 사전정보를 인지하지 .. 독백/영화 2010.02.07
[밤과 낮] 밤과 낮 감독 홍상수 (2008 / 한국) 출연 김영호, 박은혜, 황수정, 기주봉 상세보기 며칠 전 한국영상자료원에 가서 이 영화 [밤과 낮]을 보았다. 이로써 홍상수의 전작을, 단편 [첩첩산중]을 제외하고, 다 본 셈이다. 나의 베스트를 꼽아보자면, [오! 수정],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바로 이 영화 [밤과 낮]이 되겠다. 이 영화는 속죄의 드라마도 아니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남성의 징글징글한 욕망만을 다룬 영화도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무엇인가 다른 것으로 생각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히 홍상수는 여러 면에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가 예술영화를 찍는 감독이어서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이야기에 당당한 사람이어서(그런 것 .. 독백/영화 2010.01.27
[Funny Games U.S.] 퍼니게임 감독 미카엘 하네케 (2007 /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 출연 나오미 왓츠, 팀 로스, 마이클 피트, 브래디 콜벳 상세보기 멀리서 사막의 풍경을 응시하는 것은 그리 황량한 일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체험은 생동감에 넘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막 한가운데에서 그 풍경을 마주하는 것은 그와는 전혀 다른 체험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모니터를 통해 어린 학생이 그보다 더 어린 학생을 괴롭히는 모습을 담은 UCC를 볼 수 있고, 브라운관을 통해서는 전쟁터의 폭격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는 실로 박진감 넘치는 '액션 영화'를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흥미로울 수 있다면 그것은 그 모든 행위를 멀리서 응시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자신.. 독백/영화 2009.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