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140

다시 오랜만에 남기는 기록

이럴 시간은 분명히 없지만, 답답하고 또 힘들어서 잠시 남겨본다. 일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참 고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여전히 학교 다닐 때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친구, 혹은 동료와 함께라면 괜찮아 보이지만, 역시 혼자 남겨지면 막막하고 힘들다. 9월부터 일이 한참 힘들어져서, 지금껏 즉각적인 쾌락이랄까.. 그런 것에 자꾸 빠지게 되었다. 난데없이 클럽 같은 데도 가보고.. 물론 잘 맞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출장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이지만, 일할수록, 야근을 매일 같이 해도 좀처럼 끝나지 않은 일을 앞두고 답답할 때가 많다. 이런 시기를 군대 신병처럼 그저 후임이 들어올 때까지... 혹은 그와 비슷한 변화가 있을 때까지 무작정 버텨야 한다는 게 여전히 힘겹다. 누구나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독백 2014.01.07

거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공간이지만

혹은 그렇기에 짧게나마 기록을 남겨본다. 1. 우선 첫 직장을 얻고 다닌 지 어느덧 반년이 다 되어 간다. 여태껏 살면서 이렇게 오랜 기간 일한 적도 없고, 이만큼 소속감을 느껴본 적도 거의 없기에 스스로 조금 놀랍다. 그만큼 여러모로 신분이 불안정했던 학생 때와는 달리 확고한 직업이 있는 성인으로서 살아가는 느낌이기에 더욱 집중하며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서울에서 독립해서 지낸 첫 두어 달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주말마다 방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 옷을 사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갔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주말마다 꽤 외로웠고, 직장에서도 서서히 힘든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독립에 대해 100% 만족하던 시기는 그렇게 지나갔고, 여전히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힘겨운 시기를 겪으며 역시 다시 애정 ..

독백 2013.05.03

무키무키만만수

무키무키만만수 - 안드로메다 무키무키만만수 - 내가 고백을 하면 아마 놀랄거야 무키무키만만수 - 머리가 커서 무키무키만만수 - 7번 유형 무키무키만만수의 음반을 들었다.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 거야'가 가장 좋았는데 원곡이 산울림 곡이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아무튼 대체로 무척 좋았다. 한받 말고 또 실제로 공연을 보고 싶은 음악가가 생겼네. 이번 여름에는 꼭 한번 챙겨봐야겠다.

독백/음악 2012.06.15

2011년 최고의 영화

올해에는 영화를 많이 못 봤다. 그래서 최고의 영화를 꼽는 것도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올해 국내개봉작 중 가장 좋았던 10편을 순위대로 나열해보겠다. 1. 아메리칸 아메리칸 감독 안톤 코르빈 (2010 / 미국) 출연 조지 클루니 상세보기 조지 클루니의 화려한 액션이 담긴 스릴러물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겠지만, 배우 조지 클루니와 시네아스트 안톤 코르빈의 조합이 담긴 영화를 감상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이 영화의 리듬을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메리칸'이란 제목의 하이쿠 한 편을 영화로 감상하는 것 같았다. 아름다웠고, 황홀했고, 슬펐다. 올해 첫날 이 영화를 보면서 '이번 해에는 어떠한 영화를 보건 이 이상을 보기는..

독백/영화 2011.12.16

2011 전주영화제

이번 전주영화제에서 관심이 가는 영화들. [필름 소셜리즘Film Socialisme]. 장 뤽 고다르 감독. 벨라 타르 감독의 [토리노의 말A torinói ló]도 상영한다. 이 클립은 그의 다른 영화 속 장면이라고. [피니스테라에Finisterrae]. "자신들이 사는 어둠의 세계에 싫증이 난 두 유령이 떠나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라고. 재밌을 것 같다ㅋ [울부짖는 남자Un homme qui crie]. 아프리카 차드 출신 감독의 작품. [카를로스Carlos]. 이건 좀 별로일 것 같지만... 심야상영작이기에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독백/영화 2011.04.16

20110228

방학 동안 고립에 관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미완성에 그치고 말았다. 나는 아직 부족한 모양이다. 어쩌면 영원히 부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계속 포기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포기하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지? 모르겠다. 자꾸 무력해지고, 현실을 생각할수록 과거의 내가 혐오하던 생활로 가까이 다가서는 나 자신이 보인다. 어둠 속에서 빛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자는 문학에 종사하지 말라, 그 자신이 가야만 했던 길에 대한 회한 때문에 생긴 침전물이 그의 글 밑바닥에 생길 것이다. 그런 말이 떠오른다. 나는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내 주변의 모든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확신은 없다. 한때, 내 삶의 모든 가능성이 망가지고 내 실제 생활이 엉망진창으로 변한다고 하더라도..

근황

[황해]와 [소셜 네트워크] 리뷰를 쓰려다가 못 썼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아마 못 쓸 것 같다. 방학하고 나서 본 영화는 모두 다 언급해보고 싶으나 이미 이곳저곳에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해버려서 이곳에 굳이 따로 남길 말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짧게나마 해보자면, [카페느와르]를 보고 나서는 비록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좋은 대목도 상당하지만 절대 너그럽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영화라는 확신이 들었고, [허드서커 대리인]은 코엔 형제의 위대함을 증명해준 사례라고 여겨졌으며(상업적으로 실패했을지라도 이 영화는 절대 실패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노]는 재기 발랄했으나 세상의 통념과 일종의 타협을 한 것으로 여겨져서 아쉬웠고([인 디 에어]와 마찬가지), [트론]은 시각을 온전히 자극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