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어제 그렇게까지 더우리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채 서울에 갔다. 시청광장에 도착했을 때는 정오에 조금 못 미친 시각이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줄줄 흘렀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아저씨 몇 분이 보였다. 상주로 나와 있던 정치인 몇 명이 손을 꽉 잡아주었다. 더운 날 따스한 손이 그리 밉지는 않았다. 폭우 오늘 이렇게까지 비가 내리리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채 깨어나 줄곧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 홀로 점심을 차려 먹고 비 내리는 바깥 풍경을 내다보았다. 저녁도 홀로 먹게 될 것 같다. 집안에서 이렇게 혼자 끼니를 해결하다 보면 군것질거리나 음주로 식사를 대신하는 이들이 절로 이해가 간다. 허기는 무엇으로도 잠재울 수가 있지만, 외로움은 그렇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