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앱솔루트 노 레이블. '완전한 세계에는 레이블 같은 것은 없다'는 카피가 인상적인, 앱솔루트 보드카의 새로운 모델. 어차피 보드카니까 레이블이 있건 없건 그 맛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디자인이나 그 발상 자체는 매혹적이다. 술을 잘하지 못할뿐더러 특별히 마실 기회도 없는 나로서는 사도 별 소용이 없겠지만.
2.
부천영화제에서 볼 영화를 정했다. 마음 같아서는 영화제 기간 내내 죽치고 앉아서 최대한 많은 영화를 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여러 면에서 그렇게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그냥 3일 정도만 다녀올 생각이다.
일단 현재 찜해놓은 영화로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엔터 더 보이드] 등 어느 정도 '검증된' 작품 몇 편과, [다이], [화룡] 같은 경쟁부문 작품, 그리고 [두 잇 어게인], [해골을 청소해드립니다], [사랑의 타이머], [퍼머넌트 노바라] 등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장편이 있다. '김복남'은 조금 수위가 세다는 얘기를 들어서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 서영희가 출연하므로 예매에만 성공한다면 꼭 볼 생각이다. 나머지 영화는 시간에 맞추어 가장 끌리는 것으로 정한 것이어서 다른 영화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단편 가운데에서는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7]에 묶인 작품이 가장 흥미롭더라.
일단 29일 예매에서 어떠한 결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문제인 것 같다. 작년만큼 조금 한산하면 좋겠지만, 예전에 영화제를 마음대로 주물러서 영화인들을 떠나게 했던 부천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바뀌었다며 '다시 부천으로' 가자는 얘기가 영화인 사이에서 도는 것 같아... 불길한 예감이 든다. ㅋㅋ
3.
서영희 얘기가 나온 김에 찾아본 이미지 몇 개.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에서 안경 쓴 '복남이'로 나왔던 서영희.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이때가 가장 귀여웠던 것 같다. ㅋㅋ)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에서 '여배우'이자 '전PD'의 연인으로 나왔던 그녀. 비록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나는 이 시트콤이 좋았다. 본방 사수도 꽤 여러 차례 했었다!)
(영화 [추격자]에도 나왔다. 너무 센 역할이어서 보는 내내 조금 측은했다.)
(농촌 슬래셔 무비를 표방하는 듯 보이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역시 [추격자]보다 세면 셌지 덜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평소에는 이래요.)
4.
기말 리포트 하나만 제출하면 이제 진정한 여름방학이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양호하게 학기를 마무리한 것 같다. 교양강의보다 전공강의 학점이 걱정된다.
5.
기말고사가 끝나고 난 뒤 영화를 몇 편 보았지만, 그리 인상 깊은 작품은 없었다. 그보다는 어제 본 데이빗 린치의 디올 광고 [레이디 블루 상하이Lady Blue Shanghai]를 언급해보고 싶다. 이 15분가량의 단편에는 데이빗 린치의 매너리즘이 총집합되어 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바닥 위에 노골적인 조명을 받으며 '레이디 디올' 백이 등장하는 씬도 그렇고, 깜짝 놀라는 인물의 표정도 그렇고, 음산한 배경음악이나 그 분위기도 그렇고, 뭔가 대단한 비밀이 있을 것 같은데 결국 뜯어보면 아무것도 제대로 풀리지 않고 그저 상투적인 결말로 끝나버리는 것도 그렇고...
그럼에도, 다 보고 나니 좋았고, 심지어 디올 백을 사고 싶어졌다!! 주연을 맡은 마리온 코티아르도 마음에 들었다. 여태껏 사진으로만 접했을 뿐, 영상으로 이 배우의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별다른 괴리감이 없었다. 린치의 여인으로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곤경에 처한 듯 보이는,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그러나 침착한 모습의 미녀. 나중에 린치의 장편영화에 출연한다면, 꽤 흥미진진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 아무튼 참 오묘한 감독이다. 이 사람의 영화를 보고 그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꼭 내가 뭐에 홀린 것만 같다.
위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단편영화(광고)가 재생된다. 화질도 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