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신의 영화 속 남녀 주인공 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매우 관습적이고 평면적이며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그가 아들과 어머니, 혹은 삼촌과 조카 사이의 미묘한 눈빛을 영상에 담아 보여줄 때, 그것은 어떠한 본질에 화살을 겨눈 채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를 붙잡고 있는 소년을 연상케 한다.
히치콕 역시 고독한 사람이었다. 그의 영화를 찾아볼수록 그러한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볼수록 좋고, 볼수록 쓸쓸하다. 그만큼 신나고 재밌기에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