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방문기

007. 정음책서점 :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헌책방

아는사람 2009. 2. 8. 11:22



 

상호 : 정음책서점

규모 : 지상 1층. 자그마한 규모



[정음서점]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상가에 있는 헌책방입니다. 강남 신세계백화점에서 고속버스터미널까지 도로변으로 이동하다 보면 나오는 터미널 앞 상가에 있는 곳이지요. 이곳은 사실 반쪽짜리 헌책방에 가깝습니다. 헌책으로 파는 책은 잡지와 19금 로맨스소설 등으로 한정되어 있고, 서점 안 책장에는 가판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명한 신간 소설이나 에세이집 등이 새책으로 진열되어 있습니다. 헌 잡지 중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같은 양질의 잡지가 한글판뿐만 아니라 영문판으로도 많이 갖춰져 있고(오히려 영문판 수량이 더 많습니다), 『스테레오 사운드』를 비롯한 고가의 오디오잡지나 여러 패션잡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부분 가격이 저렴합니다.


그렇듯 양질의 잡지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단점도 있습니다. 잡지를 구경하는 사람 앞에 다가와 살 것이라면 빨리 사고 그냥 구경만 할 것이라면 빨리 가라는 식으로 가만히 서 있는 헌책방 주인분의 태도가 바로 단점입니다. 여태껏 여러 번 구경해본 결과 늘 그렇듯 주인분이 나오시더라고요. 친절하게 잡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기보다는 '훔쳐갈까 안 훔쳐갈까' 쳐다보는 듯한 인상이었고요, 한번은 밑에 있는 잡지를 보려고 한 권씩 다른 곳에 쌓아두면서 보았더니 아직 다 보지도 않은 상태인데 곧 다가와서 제가 쌓아놓은 것을 그대로 원상태로 바꾸어놓으셔서 다소 불쾌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장사가 잘 안 되고 잡지를 훔쳐가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듯 경계하는 듯한 태도로 구경꾼을 맞이하는 것일까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 주관적인 인상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러나 어쩌면 주관적인 인상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근처를 배회하실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들러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차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지루해하는 대신 구경할 거리가 생겨서 일단 좋고, 또 마음에 드는 책을 의외로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죠.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문 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니, 과월호를 구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찾아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