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비해 보잘 것 없을지라도 우리의 역사다"
배다리 지키는 인천 아벨서점 주인 곽현숙씨
[오마이뉴스 2008.06.17]
헌책방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인천에도 헌책방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배다리 헌책방 거리가 바로 그곳이죠. 서울의 청계천이나 부산의 보수동에 있는 헌책방 거리만큼이나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언젠가 한 번 가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했는데, 최근에서야 비로소 인천 헌책방 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있음을 알아차리고 위에 링크한 기사를 비롯해 관련 글을 몇 개 찾아보았습니다.
음. 상황은 토건국가 대한민국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것이랄까요. 현재 인천 배다리 거리에는 다섯 곳의 헌책방만 남아있는데, 그마저 산업도로 건설로 인해 없어질 위기에 있다는 상황입니다.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 같은 시민활동이 있다고는 하지만 인천시 측에서는 계속 그 도로 건설의 당위성만을 주장하는 듯하고요.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벨서점 주인 곽현숙 씨는 위 기사에서 "재화의 많고 적음, 어디 몇 평 사는 것이 우리 삶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여러모로 멋진 어른인 것 같더군요. 제가 더 사교적인 사람이라면 직접 가서 대화를 시도해보련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고, 그저 이런 분이 운영하는 헌책방이 어떠한 곳인지 둘러보기라도 하고 싶네요. 헌책방 말고도, 인천 앞 바다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인천에 사는 지인 몇 명이 있는데, 그들을 생각하며 몰래 돌아다녀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인천의 헌책방 거리가 곧 다 철거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마음은 불안합니다. 인천에 조만간 찾아가보고 싶은 이유도 그 불안함에 있습니다. 인천 헌책방 거리가 잘 버텨주길 바라는 것, 직접 그곳에 방문해서 헌책을 한 두 권 사는 것, 그리고 누가 되지 않을 만한 기록을 이곳에 남기는 것 정도가 제가 그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부겠죠. 폐나 안 끼치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