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는 만약을 위해 하나 들고 가긴 했지만, 여행 중 모든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었다. 그냥 웬만한 똑딱이만큼은 사진이 잘 나오는 것 같고, 또 따로 사진기를 챙길 필요도 없기에 좋았다. 다만 아이폰 도난이 빈번하다는 파리에서만큼은 관리하느라 조금 애를 먹었다.
- 웨스트민스터 역 주변, 버킹엄 궁전, 캐나다 데이, 사우스 뱅크, 차이나 타운
숙소 로비.
숙소에 있던 2011년 7월 1일 자 가디언지. 매번 인터넷으로만 접하던 신문이었기에 실제로 보니 조금 감동이었다. 물론 읽지는 않았다. 그럴 시간도 여유도 (혹은 재빠르게 읽을 능력이) 없었음.
전날 공항에서 숙소로 오는 지하철에서 한 미국 관광객으로 보이는 커플이 전화 통화를 하며 "내일은 캐나다 데이라고 해서 거기 가보려고..." 하는 말을 얼핏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숙소 로비에서 보니 이런 게 붙어 있었다. 런던에 사는 캐나다 인들의 축제인 모양. 트라팔가 광장에서 한다기에 한번 동선이 맞으면 들러봐야지 하고 나왔다.
비스듬히 찍은 숙소 외관.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처음으로 갔다. 전날 튜브의 열악함을 몸소 체험한 터라 버스를 타고 가긴 했지만, 지하철역 입구 사진을 하나 찍었다. 저 '언더그라운드' 표시는 런던의 상징과도 같은 것처럼 다가오더라.
그리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날 국제학생증을 챙겨오지 않는 바람에 들어가진 않았다. 일반 입장료가 우리나라 돈으로 3만 원도 넘는 곳에 들어가려면 할인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바로 옆에 있던 자그마한 교회. 이곳에서 마지막 날 무료 콘서트를 보았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가는 길 앞에 있던 동상. 조지 캐닝...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런던 정경계의 중심가인 화이트홀과 국회 거리. 매우 멋졌다.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 거리. 예전에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테러 사건 탓인지 경계가 삼엄했고, 일반 관광객은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다우닝 거리를 지키고 있던 경찰들.
런던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공중전화 부스. 햇볕 좋은 날 보니 정말 멋졌다.
빅 벤. 사진 찍을 땐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공사 현장 칸막이 같은 것이 밑부분에 지저분하게 엉겨붙은 사진이 되었다.
7월 2일은 런던 '러브 퍼레이드'가 있는 날이었다. 게이&레즈비언 퍼레이드. :) 나도 보려고 생각했지만, 어쩌다 보니 못 봤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쉽다. 일정이 조금 길었더라면 아마 꼭 보았을 텐데, 5일 일정이다 보니 그냥 다른 곳에 갔던 것 같다. 어쨌든 퍼레이드 경로에는 저렇게 미리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다시 한번 다른 곳에서 찍은 공중전화 부스.
버킹엄 궁전에 가는 길. 정말 날씨가 좋았다.
버킹엄 궁전 가는 길에 있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는 이렇게 오리(?)가 많았다. 비둘기야 어딜 가건 많았지만, 이런 새가 풀밭에 있는 것을 보니 무척 낯설고 신기하고 또 좋았다.
버킹엄에 근접할수록 말을 탄 경찰들이 점점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버킹엄 궁전 앞에 도착했다.
앞뜰엔 꽃이 예쁘게 심어져 있었다.
버킹엄 궁 앞을 지나가는 차들.
빅토리아 기념비.
궁전 앞. 근위병 교대식을 하기 전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다시 돌아온 웨스트민스터 역. 역이 꽤 큰 편이어서 출구가 많았다.
또 다른 동상. 올리브 크롬웰인 것 같았으나 확실히는 알 수 없었다. 어딜 가건 동상이 많았고, 멋졌다.
처칠의 전쟁 내각실.
입장료가 비싸서 들어가려다가 말았다. 런던의 '모든' 박물관이 공짜인 것은 아니다.
빅벤과 말 탄 경찰이 함께 나온 사진...인데 화질이 별로 좋지가 않네.
트라팔가 광장에 가니 정말 캐나다 데이 행사가 성대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ㅎㅎ 미국에선 캐나다를 하도 웃음거리로 자주 사용해서 캐나다 하면 좀 우습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그래도 선진국이고, 또 좋은 나라 같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 보고 싶다.
캐나다 데이 행사의 인파 한가운데에는 런던 올림픽이 며칠 남았는지 알리는 전광판이...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해서 일단 대충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무도 없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이게 바로 숙소 사진. 정말 좀 황량한 느낌이고... 그냥 그렇다. 이번 여행에서는 파리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호스텔을 이용했는데, 호스텔 나름의 차이는 있는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호스텔의 환경이 나와 잘 맞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저렴한 돈으로 유럽에서 머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계속 지내보니 나중에 올 때는 돈을 많이 준비해서 숙소만이라도 혼자 쓸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악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역시 잘 모르는 다른 이들과 함께 숙소를 공유하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었다.
또 다른 숙소 외관 사진. 첫 여행지여서 숙소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다음 일정부터는 숙소 사진은 하나도 찍지 않았다. 뭔가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확 들었기 때문,
숙소 근처에는 여자와 아이만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병원이 한 곳 있었다. 그 현관의 표지판(?) 같은 것이 예뻐서 찍은 사진. 투명한 유리 위로 물이 줄줄 흐르는데 깔끔하고 멋지더라.
버스를 타고 이동 중. 풍경이 꽤 볼만했지만, 아이폰으로 사진 찍는 데 익숙하지가 않아서 찍은 사진은 다 흔들리거나 그랬다.
어쩌다 도착한 사우스뱅크. 템스 강 남쪽 편에 있는 곳이다.
보니 런던의 시네마테크 같은 곳이 있었다. 제프 브리지스의 출연작 특별전을 하고 있었으나... 보진 않았다.
BFI(British Film Institute) Southbank 입구.
BFI 내부. 영화를 보지 않는다면 딱히 할 것은 없었고, 서점이 볼만했으나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우스뱅크에는 이렇게 그래피티로 도배가 된 지하 터널 같은 곳이 있었고, 온갖 청소년-청년들이 스케이트보드와 자전거로 묘기를 부리고 있었는데, 그 기술이 수준급이었다.
묘기 대행진 1.
묘기 대행진 2.
묘기 대행진 3.
묘기 대행진 4.
묘기를 지켜보는 아이들. 뭔가 좀 무섭기도 했다.
사우스뱅크를 떠나 피카딜리 광장에 왔다.
작았지만, 꽤 좋았다. 근데 비둘기가 장난이 아니었음.
피카딜리 광장 앞 유명한 전광판들. 근데 밤이 아니어서 그리 멋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차이나타운에 갔다. 그러고 보니 첫날에 무척 많은 곳을 돌아다닌 것 같다. :)
뷔페식당에 들어갔다. 런던 물가치고는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맛도 한번 먹기에는 적당한 정도였다.
잘 먹었음.
그리고는 버스를 타고 레스터 스퀘어 등등을 둘러보았다. 뮤지컬을 볼 생각이 없었으므로 아무것도 예매하지 않고 그냥 둘러보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원래 첫날에는 런던 유학생에게서 중고 알람시계와 멀티어댑터를 사기로 약속을 했던 터였으나, 약속장소에 거래자가 나오질 않았고 연락도 되질 않았다. 나중에 메일을 확인해보니 그날 사정이 있어서 못 나왔던 것이었고... 나중에는 내가 피곤하고 돌아볼 게 많아서 그냥 거래를 취소했다. 공항에서 어댑터를 혹시나 몰라서 하나 사갔는데, 사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런던을 제외하고는 따로 어댑터가 필요하지 않아서 더더욱 다행이기도 했다.
먹는 것은 첫날에는 호스텔에서 파는 아침을 먹고, 마트에서 파는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 저녁에는 위 사진에 나왔듯 중국 뷔페식당에 가서 먹었다. 어느 것 하나 '와 정말 맛있다' 하는 생각이 드는 음식은 없었다. 물론 셋 다 런던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수단에 속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저렴한 음식도 맛있었던 파리나 브뤼셀과는 달리 런던은 비싼 음식마저 맛이 없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물론 그만큼 각오를 하고 가면 뜻밖에 맛있는 음식이 많은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내가 그랬다), 유럽의 다른 도시에 비하자면 이곳 음식이 형편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 같다(다른 도시를 둘러보니 그렇게 생각되었다). 맛도 안 좋고 건강에도 안 좋은... 음식으로서는 가히 최악의 조합이 두루 널려 있는 곳이다.
하여간 첫째 날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원래 도시별로 한 포스팅에 해결하려 했으나 사진이 생각보다 많아서... 하루하루 나누어서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