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도저히 집에 붙어 있을 수가 없어서 서울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청량리역까지 갔다. 그리고 남춘천행 무궁화호 열차표를 한 장 끊었다.
방 안에서, 오가는 기차 안에서, 한적한 식당에서 간단한 여행기를 남겼다. 기형도의 여행기를 염두에 두었으나 내가 쓸 수 있던 것은 다소 천박한 외로움의 기록뿐이었다.
돌아오는 날, 장마가 시작되었다. 집으로 가는 도중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서 전복되거나 멈춰 있는 차량을 서너 대 가량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