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방문기

003.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 : 오이소 보이소 읽으소

아는사람 2008. 11. 19. 10:17





상호 : 경희서점 외 50곳
주소 :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
규모 : 말 그대로 골목 전체
홈페이지 : http://www.bosubook.com/


부산에서뿐만 아니라 전국을 통틀어 보아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헌책방 골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큰 규모의 이 책방 골목은 부산의 보수동에 있습니다. 부산의 '보수'동이라 하면 약간 선입견을 지니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뭐 보수적인 면모는 쉽사리 발견하기 힘듭니다; 아무튼 이런 지역감정에 익숙한 분이라면 이 책방 골목의 명칭을 쉽사리 기억하실 수 있을 듯싶습니다.


이곳을 찾아가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자갈치 역에서 내려서 국제시장 방면으로 쭉 올라가면 바로 보수동이 나오고, 보수동 자체가 책방 골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 위에 첨부한 사진과도 같은 조형물이 골목의 시작과 끝에 설치되어 있기에 알아보기도 쉽습니다. 위치를 비롯한 여러 사실을 알기 쉽고 멋지게 정리해놓은 홈페이지(상단 링크 참조)도 이 헌책방 골목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죠.


책방은 앞서도 말했지만 정말 많습니다. 찾고자 하는 헌책이 있다면 그 책이 얼마나 희귀하건 간에 이곳에서 다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포스가 느껴집니다; 말 그대로 책방으로 가득 차 있는 골목이죠. 새책방도 있지만 그런 곳은 대부분 아동 전집류 위주로 할인해서 파는 곳이 대부분이고, 나머지 서점은 다 헌책방입니다. 헌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온종일 있어도 질리지 않을 만한 곳이라고나 할까요. 대부분 지상에 자리잡고 있지만, [우리글방] 같은 헌책방처럼 골목의 앞뒤 전체를 다 차지한 지상 1층과 지하 1층의 규모를 자랑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한 그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헌책방 골목의 입구 부근에 있는 건물 2,3층에 대학교재만 전문으로 진열해놓은(그 규모가 대단합니다) 서점도 있죠. 그 반면 정말 주인 한 분이 들어가고 나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부족한, 자그마한 헌책방도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바로는 이러한 규모의 보수동 헌책방 골목마저 최근에는 그리 잘 돌아가지가 않는다고 하더군요. 헌책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인터넷 헌책방의 활성화가 끼친 영향도 없지 않아 있을 것입니다. 인터넷으로는 헌책이 어떠한 상태인지 정확히 알아보기가 힘들기에 직접 보고 사는 편이 여러모로 낫다고 봅니다만, 사실 책 상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책을 구하는 데 더 관심을 두는 분이라거나 헌책방에 직접 찾아갈 시간적 여유가 없는 분이라면 인터넷을 아무래도 선호할 수밖에 없겠죠. 하기야 헌책방 위치도 이제는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세상이니,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부산에 들르신다면, 혹은 부산에 거주하고 계신다면 이곳 보수동 책방 골목에 꼭 한 번 들러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을 두 차례 방문하며 다른 것은 몰라도 그 규모는 역시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헌책을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런 게 아니라 정말 헌책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또 정말 찾고 싶은 귀한 책이 있는 분들이라면 만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P.S. 세심히 둘러보아도 제대로 설명해내기 힘든 공간을 설렁설렁 둘러본 탓에 어떠한 책방이 좋고 어떠한 책방이 나쁘다는 식의 단견조차 제공하기 힘든 형편입니다. 그래서 부러 이렇게 보수동 책방 골목을 한 데 아울러 포스팅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들를 일이 있다면(있기를 희망합니다) 천천히 둘러보고 한 곳 한 곳 세세히 다루어보고 싶습니다만... 언제 다시 부산에 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보수동 책방 골목의 첫 순례기는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 짓고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