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에게
"당신은 저의 아버지를 닮았습니다. 거의 항상 얄미울 정도로 적합한 말만 하고, 심지어 유연하기까지 하죠. 저는 아버지를 존경하듯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를 좋아할 수 없듯 당신도 좋아할 수는 없더군요. 어쩌면 훗날 저는 당신을 향한 사랑을 고백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당신이 저를 인정해줄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네요."
홍상수
어린아이는 성욕에 무지하기에 가장 순수하게 자신의 욕망을 좇아가고, 어른은 순수해지고자 자신의 욕망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이도 저도 실패하고야 만다. 그러니 조금 편하게 살자, 그게 정답이다. 뭐 아니면 말고.
데이빗 린치
다른 그 어떠한 것의 도움 없이 오직 직관만으로도 절정에 이를 수 있다. 다만 그것은 직관의 천재에게만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니체
그는 절대 인간적이지는 않았다.
(각주 참조)
미용실과 백화점
편안한 쇼핑, 즐거운 미용 체험을 위해 고객에게 친절하게 이러저러한 얘기를 건넨다는 발상은 분명히 여성적이다. 남성 대부분에게 그것은 개인적인 구애로 다가오거나, 성가신 간섭으로 여겨진다. 피차 착각하지 말 것!
트위터
자그마한 새의 지저귐을 이 세상의 소음 속에서 들어줄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서 되새길 수 있는 사실 : 꼭 귀 기울이는 이가 있어야만 지저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푸드코트에서 홀로 식사하는 일2
'알밥도 먹고 싶고, 제육덮밥도 먹고 싶고, 일식 돈가스 세트도 먹고 싶다. 차라리 뷔페에 가고 싶을 정도다. 뷔페에 갈 돈이 있다면 차라리 여러 가지 음식을 이곳에서 주문하는 게 더 경제적일 테고, 막상 먹기 시작하면 한 가지 메뉴로도 충분하지만! 아, 그러나 나는 이 모든 음식을 모두 다 먹고 싶을 정도로 모두 다 먹고 싶다.'
헌책방
가치 있는 헌 책을 파는 곳일까, 가치가 헌 책을 파는 곳일까?
- 책을 읽던 한 작가 지망생이 말했다. "문학작품 대부분은 그 시대가 지나감에 따라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곤 한다. 고전이 되고 나서도 각주 없이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는 없을까?" 그러자 책 날개에 파혀 있던 한 고인이 답했다. "이봐, 그런 얘기는 일단 책을 덮은 다음에 하는 게 어떻겠나?"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