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만에 휴대전화를 바꿨다. 어차피 별 쓰임새 없는 전화여서 그냥 없애버릴까 고민해보기도 했지만, 그렇게 따지면 없애버려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버튼 몇 개가 떨어지려 하는 옛 기기를 뒤로하고 새로 마련한 것은 평범한 슬라이드폰. 최신형은 아니지만 그리 빛바래 보이지는 않는다. 무미건조한 나의 생에 걸맞은 휴대전화인 것 같아 반갑다. 앞으로 2년간 약정의 의무로 묶인 관계이니만큼 잘 해보고 싶다. 험한 손길과 메마른 전파수신을 잘 견뎌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