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 평택 아사달 헌책방
주소 :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741-8
전화번호 : 031-656-6318
규모 : 지하 1층. 건물은 그리 넓지 않지만 책은 무척 많음.
홈페이지 : http://www.bookoa.com/module/book_shop/shop_view.asp?shopID=yp6318
평택 근처에 있는, 그리고 헌책방을 좀처럼 찾기 힘든 고장에 살고 있는 저에게는 이 [아사달 헌책방]만큼 접근이 용이한 헌책방도 없습니다. 30분 정도만 버스를 타고 가면, 그리고 15분 정도만 터미널에서 걸으면 곧장 이 헌책방이 나오죠. 물론 시간만으로 따져보았을 때는 그리 가까운 거리라고 보기도 힘들겠지만요(가장 가까운 헌책방까지 45분이나 걸리는 곳에 살고 있어서 헌책방을 향한 동경이 생겨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터미널에서 찾아가는 길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지만 약도를 참조하면 찾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짐이 무겁다면 걸어가기에 다소 부담이 될 법한 거리이기도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죠. 하지만 만약 이러한 불편함이 싫으시다면 온라인으로 이 서점을 방문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습니다.
[아사달 헌책방]은 지상이 아닌 지하에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벽을 가득 메운 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방치해두었다가 누가 몰래 들고 가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지만, 주인 아저씨를 보면 그런 생각이 없어집니다. 감히 훔쳐갈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주인 아저씨가 험악하고 무섭게 생겨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선함을 믿는 듯한 분으로 보인다고나 할까요, '훔쳐가도 좋으나 저는 여러분이 훔쳐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라는 생각을 지닌 듯한 인상의 소유자입니다. 제대로 된 대화도 나누어보지 못한 제가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종종 책을 찾고자 무엇을 물어보거나 아니면 저를 포함한 다른 손님을 대하시는 태도로 미루어 볼 때, 그분이 '친절한 헌책방 주인'이라는 사실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헌책방 안은 사실 그리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바닥에 쌓여 있는 책들과 다소 어두침침한 지하 특유의 분위기 탓이죠. 하지만 그것은 그리 큰 단점이 아닙니다. 바닥에 그토록 많은 책이 쌓여 있는 것은 책장에 다 집어넣을 수 없을 만큼 책이 많다는 증거이며, 어두침침한 분위기는 곧 친절한 주인 분의 응대와 여러 다른 장점으로 잊히기 마련이니까요.
무엇보다도 이 헌책방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책에 견출지로 가격을 표시한 점입니다. 헌책방의 책은 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니 시장에서처럼 가격흥정을 하는 데에서 재미를 찾는 분도 물론 있겠습니다만, 그런 일에 서투르다거나, '책'의 가격을 흥정한다는 게 여러모로 불편하게 여겨지는 분들이라면(이런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주인 분들도 꽤 많겠죠) 견출지로 가격이 표시된 헌책이 반갑게 여겨지시리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 수많은 책에 견출지를 붙인 정성은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볼 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의 종류는 다양하며, 소량의 음반테이프 등도 책장에 진열된 것으로 볼 때 함께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지만 최근 두어 차례 찾아갔을 때는 실내에 다소 오래된 가요가 흐르더군요^^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음악은 아니었지만 옛시대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좋았습니다.
덧1. '아사달'의 어감이 저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찾아보니 고조선의 도읍 명칭이었다는 얘기도 있고, 아사달 아사녀 설화 얘기도 있더군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은 알지 못하지만 아무튼 좀처럼 잊기 힘든 헌책방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주인 분께 어떠한 사연에서 그러한 작명을 하신 것인지 여쭈어보고 싶네요. 혹시 저보다 먼저 알게 되신다면 저에게도 귀띔해주시기 바랍니다^^
덧2 온라인 사이트를 살펴보니 오산에도 매장이 있다는군요. 지방 분점을 모집한다는 얘기도 있고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장사도 잘되고, 여러모로 입지가 굳은 곳인 모양입니다. 나중에 오산에도 한 번 찾아가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