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영화 38

[Do It Again]

두 잇 어게인 감독 로버트 패튼-스프륄 (2010 / 미국) 출연 상세보기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본 영화. 꽤 즐거운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비틀즈, 롤링 스톤즈, 더 후 등과 함께 브리티시 인베이션을 이끌었던 영국 밴드였으나 오늘날에는 그 명성이 예전 같지 않은 킹크스The Kinks의 재결합을 도모하는 한 중년 신문 기자의 고군분투기.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함을, 재치 있고 따스한 과정으로 보여주는 기록이다. 킹크스의 팬으로 인터뷰에 응한 스팅과 주이 드샤넬 등등은 직접 노래를 부르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한다. 킹크스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음에도 매우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음악 역시 그만큼 좋았다. (킹크스.) (킹크스. 레이 데이비스와 데이브 데이비스 형제가 주축이 되었던 이 밴드는 불화가 ..

독백/영화 2010.07.23

별점 평가

[마터스] 리뷰를 올리고 나서, 그동안 써온 영화 리뷰에 별점을 추가했다. 그냥 그러고 싶기도 했고, 온라인에 올리는 장문의 글에는 '요약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별점 평가를 한 기념으로, 최근 본 영화의 별점도 한번 올려보겠다. 대부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1972 / 미국) 출연 말론 브랜도,알 파치노 상세보기 두말할 필요가 없다. ★★★★★ (10/10) 대부 2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1974 / 미국) 출연 알 파치노,로버트 듀발,다이앤 키튼,로버트 드 니로 상세보기 알 파치노도 대단한 배우이기는 하지만, 말론 브란도의 공백을 온전히 채우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 (8/10) 아이 스탠드 얼론 감독 가스파 노에 (1998 / 프랑스) 출연 필립 나옹 상세보기 외롭고 늙은 사..

독백/영화 2010.07.16

[Martyrs]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감독 파스칼 로지에 (2008 / 프랑스,캐나다) 출연 모르자나 아나위,밀레느 잠파노이,카테린 베갱 상세보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터스Martyrs]는 처음부터 끝까지 피로 얼룩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잔인한 영화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을 난도질하며 장르적 쾌감만을 추구하는 고어물은 아니다. 그것은 우선 제목으로 쓰인 심상치 않은 단어에서도 짐작해볼 수 있는 바이다. '마터martyr'란 '목격자'란 의미의 어원을 지닌 단어로, 순교자를 뜻한다. 즉, 마터의 복수격이자 영화 제목인 마터스martyrs는 '순교자들'을 의미한다. 이를 고려해보면 스크린을 흥건히 적시는 피는 영화적 유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순교자 혹은 순교자와 연관이 있는 누군가에 대한 가장 즉물적..

독백/영화 2010.07.16

[The Ghost Writer]

유령작가 감독 로만 폴란스키 (2010 / 프랑스, 독일, 영국) 출연 이완 맥그리거, 피어스 브로스넌, 킴 캐트롤, 올리비아 윌리엄스 상세보기 (루스 랭 역을 맡은 올리비아 윌리엄스) (세 명의 인물. 비서, 아내, 그리고 '남자') (유령 작가, 이완 맥그리거) 로만 폴란스키의 [유령 작가The Ghost Writer]는 감독의 손길이 잘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다. 그보다는 배우들, 원작 소설의 아우라가 더욱 확실히 감지된다. 어쩌면 이러한 것이 폴란스키 연출의 특징일지도 모르겠다. 감독이란 직업이 전체적인 조화, 개별 요소의 최적화를 이끌어내는 것임을 참작한다면, 늘 그랬듯 이 작품에서도 폴란스키가 매우 훌륭한 작업을 수행해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국내로 수입되는 외국 영화 중에는 엉뚱하..

독백/영화 2010.06.14

[Taxi Driver]

택시 드라이버 감독 마틴 스콜세지 (1976 / 미국)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조디 포스터, 시빌 쉐퍼드, 하비 키이텔 상세보기 히치콕 영화 대부분의 음악감독을 맡은 버나드 허만이 마지막으로 작업한 영화로도 유명한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는 음악을 비롯한 거의 모든 부분이 훌륭한 솜씨로 빚어져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트래비스란 인물이다. 그는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홀로 살아가는 것이 어떠한 일인지 온몸으로 보여준다. 그는 그만큼 세상을 향해 자신의 외로움을 표현해내곤 한다. 하지만 그의 고독과 결핍이 진정 와 닿는 것은 그가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을 때, 그가 멍하니 택시에 손님을 태우고 운전을 할 때, 그가 흠모하는 여인을 남몰래 ..

독백/영화 2010.06.04

[Das Weisse Band]

화이트 리본 감독 미카엘 하네케 (2009 /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출연 마리사 그로왈트, 야니아 파우츠, 미카엘 크란츠 상세보기 [하얀 리본Das Weisse Band]이란 영화제목을 처음 듣고 내가 떠올렸던 것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출신 지역이었다. 그는 독일 출신이고, 엄밀히 말하면 독일어권 국가인 오스트리아 출신(거기에서 주로 교육받고 자라난) 감독이다. 그렇다면 [하얀 리본]의 배경은? 이 역시 독일어권 국가인 독일이다. 즉, [하얀 리본]은 1900년대 초 독일의 한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담은 영화인 것이다. 이러한 상관관계 속에서 나는 자연스레 세계 1차대전을 염두에 두게 되었다. 아니,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영화를 보기 전에 나는 충분한 사전정보를 인지하지 ..

독백/영화 2010.02.07

[밤과 낮]

밤과 낮 감독 홍상수 (2008 / 한국) 출연 김영호, 박은혜, 황수정, 기주봉 상세보기 며칠 전 한국영상자료원에 가서 이 영화 [밤과 낮]을 보았다. 이로써 홍상수의 전작을, 단편 [첩첩산중]을 제외하고, 다 본 셈이다. 나의 베스트를 꼽아보자면, [오! 수정],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바로 이 영화 [밤과 낮]이 되겠다. 이 영화는 속죄의 드라마도 아니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남성의 징글징글한 욕망만을 다룬 영화도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무엇인가 다른 것으로 생각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히 홍상수는 여러 면에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가 예술영화를 찍는 감독이어서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이야기에 당당한 사람이어서(그런 것 ..

독백/영화 2010.01.27

[Funny Games U.S.]

퍼니게임 감독 미카엘 하네케 (2007 /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 출연 나오미 왓츠, 팀 로스, 마이클 피트, 브래디 콜벳 상세보기 멀리서 사막의 풍경을 응시하는 것은 그리 황량한 일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체험은 생동감에 넘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막 한가운데에서 그 풍경을 마주하는 것은 그와는 전혀 다른 체험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모니터를 통해 어린 학생이 그보다 더 어린 학생을 괴롭히는 모습을 담은 UCC를 볼 수 있고, 브라운관을 통해서는 전쟁터의 폭격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는 실로 박진감 넘치는 '액션 영화'를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흥미로울 수 있다면 그것은 그 모든 행위를 멀리서 응시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자신..

독백/영화 2009.11.10

여러 가지(충무로영화제)

앞서 올린 충무로 영화제 관련 글은 거칠고 어쭙잖은 감이 있어서 영 개운치 않지만 그냥 당분간 놔둘 생각이다. 이렇게라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억울해서 못 견딜 것 같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은 뭐니뭐니해도 대부인 것 같다. 극장에서 대부를 1편부터 3편까지 한 번에 볼 기회가 흔치 않을 테니. 하지만 나는 코폴라 감독에 대한 편견이 강해서 부러 예매하려 들지 않았다. [지옥의 묵시록]은 메시지만 좋은 영화, 바그너의 음악을 잘 사용한 영화... 정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나치게 영화의 서사 부분만 중요시했던 시기에 본 작품이어서 더 나쁜 인상만 남아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를 포함해 알프레드 히치콕, 오손 웰즈 등 몇몇 전설적인 영화 거장의 작품은 좀처럼 좋아하기가 힘든데 왜 그런..

독백/영화 2009.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