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39

히치콕 풍의 사랑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신의 영화 속 남녀 주인공 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매우 관습적이고 평면적이며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그가 아들과 어머니, 혹은 삼촌과 조카 사이의 미묘한 눈빛을 영상에 담아 보여줄 때, 그것은 어떠한 본질에 화살을 겨눈 채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를 붙잡고 있는 소년을 연상케 한다. 히치콕 역시 고독한 사람이었다. 그의 영화를 찾아볼수록 그러한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볼수록 좋고, 볼수록 쓸쓸하다. 그만큼 신나고 재밌기에 더더욱.

유튜빙

[싱글맨] 예고편. 며칠 전에 이셔우드의 원작을 읽어보니, 영화로 옮겨도 꽤 근사할 법한 텍스트로 여겨졌다. 극장에서 못 보게 될 확률이 높지만, 그래도 아직 상영하는 곳이 있으니 시간이 되는대로 찾아가서 보고 싶다. [하얀 리본] 예고편. 7월 1일에 개봉한다. 다시 한번 볼 예정이다. 최근 지인들과의 모임에 가서 보고 듣게 된 피치카토 파이브의 명곡. 단체로 이 율동을 따라 하면 정말 신날 것 같다. 역시 최근에 알게 된, 그리고 사랑하게 된 음악가 '아마츄어증폭기'. 정말 물건이다.

독백 2010.06.29

Vesti La Giubba

쥬세페 디 스테파노. 음색이 부드럽다. 유시 비욜링. 팔리아초 전문 성악가st. 마리오 란차. [첫사랑For The First Time]이란 영화 속 장면이라고 한다. 분장이 예사롭지 않다. 마리오 델 모나코. 젊은 시절의 날카로움. 존 빅커스. 캐나다 성악가라고 한다. 영어 자막이 있는 버전. 엔리코 카루소. 1907년 녹음. 리마스터링 음원인 듯? 플라시도 도밍고. 최상의 컨디션은 아닌 듯. 전율적인 루치아노 파바로티. 「Vesti La Guibba」는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에 나오는 아리아이다. 흔히 「의상을 입어라」로 번역되곤 하지만, '의상'에 해당하는 단어인 Guibba는 엄밀히 말하면 의상 전체를 지칭한다기보다는 '광대 옷'을 가리키는 것이라 한다. 이번 학기에 듣는 [오페라의 이해]란 교..

독백/음악 2010.06.02

20100521

1. 2. 『카프카와의 대화』에서 발견한 사랑에 관한 말들. "(중략) 그녀는 당신의 여자 친구에요. 당신은 매혹되어 있어야만 해요. 사랑에서는 모든 마술에서처럼 모든 것이 단 한 마디 말에 달려 있어요. '어떤' 여자라는 맴우 광범위하고 막연한 명칭은 명확하게 제한된 '그' 여자라는 명칭에게 길을 비켜주어야만 해요. 유(類)개념이 운명의 힘이 되어야 해요. 그러면 모든 것이 순조로워지죠." -구스타프 야누흐, 『카프카와의 대화』, 문학과지성사, 2007, p.402 "사랑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아주 간단한 거예요. 사랑은 우리의 삶을 드높이고, 확장하고, 풍부하게 하는 모든 거예요. 지극히 높은 곳까지 그리고 지극히 깊은 곳까지. 사랑은 차량처럼 문제가 없는 거예요. 문제가 되는 것은 오직 운전자이며 ..

말러 작품 몇 개

말러에 관한 글을 쓰고자 한다. 잊지 않고자 그의 작품 몇 개를 올려놓는다. 1. 최근 개봉한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에 나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말러의 피아노 사중주 곡. 2. 교향곡 6번의 마지막 악장. 나는 정말 그의 6번이 미칠 정도로 좋다. 3. 교향곡 9번의 마지막 악장. 정명훈 지휘. 예술이 인생을 구원합니다. 비탄에 잠겨 있는 예술만큼 희망찬 것은 없지요.

독백/음악 2010.04.11

20100318

1. 때로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괴로울 수도 있다. 2. 최근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감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팀 버튼 (2010 / 미국) 출연 조니 뎁, 미아 와시코우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크리스핀 글로버 상세보기 나쁘지 않았다. 엄밀한 미학적 기준을 들이대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라는 심오하고 장난기 가득한 동화가 본래 지니는 복합성에 견주어 이 영화를 평가하자면 당연히 형편없는 점수를 줄 수밖에 없겠지만, 그냥 단순히 웃고 즐기기에는 그리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때로는 이렇게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인 디 에어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2009 / 미국) 출연 조..

독백 2010.03.18

샹송 몇 곡

휴대폰 필링(통화연결음)을 찾아보다가 제일 위에 올려놓은 'Chanson Pour L`auvergnat (오베르뉴인에게 바치는 노래)'를 알게 되었고, 기왕 알게 된 김에 샹송 몇 곡을 찾아보니 이브 몽땅의 '고엽'과 [사랑의 찬가]란 영화에 나왔던 것으로 기억되는 조르쥬 브라상스의 '기도'까지 듣게 되었다. 그리고는 티아라의 '처음처럼'을 휴대폰 연결음으로 선택했다.

독백/음악 2010.03.03

HONG KONG

2월 11일부터 18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홍콩에 다녀왔다. 예전에 처음 홍콩에 갔을 때는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일정을 꽉 짜서 갔는데, 이번에는 거의 아무런 일정도 세우지 않고 갔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 꽉 짜인 일정을 짜서 가보니 그대로 움직이는 것이 갑갑하게 느껴지고, 또 여러 변수가 닥치면서 그대로 일정을 따르는 것에 무리가 따랐으며 나중에는 일정이고 뭐고 그냥 멋대로 돌아다녔는데 그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그렇듯 더 자유롭게 돌아다니고자 마음을 먹었기에 카메라도 챙겨가지 않으려 했지만 그래도 일단 하나 챙겨갔다. 우습게도 그렇게 챙겨간 카메라는 도착한 첫날 고장이 났다. 엄밀히 말하자면 카메라가 고장 났다기보다는 그 안에 있던 메모리카드가 고장 난 것이지만, 어쨌든..